미녀와 야수
술취한 영국인, 호스테스 바에 난입? 그 생생한 모습.
금요일 밤에 되면 히로시마 거리는 밤을 즐기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대학생, 회사원, 많은 커플들… 그리고 수 천 곳이 넘는 작은 바와 클럽, 레스토랑의 종업원들이「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하루를 시작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술에 취한 직장인 세 명이 택시를 타고 머리에 넥타이를 두른 직장인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거리를 활보한다. 결혼식에 다녀오는 듯한 옷차림에 높은 구두를 신은 젊은 여자가 지나가던 한 남자에게 뭐라고 말하더니 퇴짜를 맞고 만다. 거리에서 만난 이런 사람들의 목적지는 대개 정해져 있다. 몇 분 뒤 어디론가 사라졌던 사람들이 모인 곳은 아주 평범해 보이는 건물. 그러나 조그마하지만 화려한 불빛의 간판이 질서정연하게 붙어 있는 건물. 이런 건물들에는 적어도 한 두 곳의 호스테스바가 있다. 그리고 이 호스테스바가 수 많은 남자들이 향한 목적지이다.
외국인이 영화나 소문 등으로 접하는 호스테스바는 사실 아주 극단적인 예임을 먼저 밝혀둔다. 물론 매춘과 관련이 있는 곳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호스테스바는 단순한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한다. 인기 있는 호스테스는 마치 천성인 것처럼 요염한 자태로 「네」와 「아뇨」라는 말 대신 「아마도요」라는 애매한 말투로 수 개월, 아니 수 년 간 손님을 끌고 있다.
호스테스바에는 어느 정도 등급이 있어서 온천마을에 있는 오래된 호스테스바에서 도쿄 긴자(銀座)에 있는 고급 호스테스바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 긴자의 호스테스바에는 톱클래스의 호스테스들이 모여 있는데, 그 중에는 한 달에 1억엔(약 8억원)을 벌어들이는 곳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레벨의 차이는 있지만 호스테스바의 기본 패턴은 대체로 비슷하다.
바를 찾아오는 사람은 대부분 단골손님이거나 이들이 소개한 손님이다. 그리고 바에 들어가면 먼저 다른 손님과 떨어진 곳으로 안내를 하지만 일본의 부동산 사정을 생각하면 그렇게 멀리 떨어진 자리도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담당 호스테스가 그 테이블을 담당하지만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여러 호스테스를 불러 즐길 수도 있다. 물론 가게에 들어와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본요금이 붙는다. 단골손님인 경우는 위스키나 꼬냑 등을 키핑할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호스테스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바로 이름이 붙어 있는 위스키병이 유리로 된 고급 장식장에 진열된 모습이다.
한편 손님의 매너 중 하나로서 자신의 테이블을 담당하는 호스테스에게는 술을 대접하는 것이 좋다. 테이블을 담당하는 호스테스가 바뀔 때마다 요금이 가산되는 곳도 있지만 이런 곳은 조폭과 관계된 곳이 많다는 이야기도 있다. 호스테스바는 경우에 따라 짧은 시간에 매우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때도 있다. 실제로 손님 중 다수는 단순한 부자(이야기에 따르면 긴자에서는 50만엔을 하루에 쓰는 것이 평균이라고 한다)나, 경비를 회사에서 부담하는 술자리로 오는 손님이라고 한다.
손님이 술잔에 손을 가져가는 순간부터 호스테스의 마법(?)은 시작된다. 손님이 아무리 피곤하거나 술에 취해 있어도 호스테스는 손님에게 매력적인 존재이다. 일상적인 잡담에서부터 손님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재미없는 농담에도 웃어주고, 담배에 불을 붙여 주고, 술잔이 비지 않도록 신경을 써준다. 부탁하면 노래도 같이 할 수 있고, 춤을 출 수도 있다.
다만, 많은 호스테스바는 「마마」라 불리는 매니저가 있는데 종업원과 손님이 연인관계가 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 귀찮은 문제가 일어나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즉 호스테스에게는 손님과 지나치게 멀지 않고, 지나치게 가깝지 않은 자세가 중요하다 하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손님에게 접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동반(同伴)」이라는 문화가 생겨난 것일 테지만. 동반이란 단골손님이 호스테스가 출근하기 전에 호스테스와 함께 호스테스바 이외의 곳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 바에 함께 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들어가며 때때로 연인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그리고 물론 단순히 말 상대를 찾기 위해, 대접을 받는다는 기분을 즐기기 위해 호스테스바에 가는 손님도 적지 않다. 한국의 룸사롱이나 단란주점과는 분명 다른 문화이므로 호스테스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무례한 행동을 하면 결코 환영 받지 못함을 명심하고 하나의 일본문화를 체험한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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